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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골든글로브의 품격

기사입력. 2018.01.0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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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jpg▲ 사진='골든글로브' 공식이미지 및 홈페이지 캡처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즈에서 '제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2018, 이하 '골든글로브')이 약속된 듯 블랙 톤으로 진행됐다. 페이드 아웃, 이를테면 폭력시대의 종말을 연상케 하는 비장한 분위기가 세계인들의 가슴에 사무친 것은 당연지사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영화와 TV 업계를 취재하는 외국 언론인들, 즉 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한다. 영화상. 뮤지컬, 코미디 부문과 드라마 부문으로 나뉘어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을 시상하는 총괄성이 돋보이며 그만큼 현지에서도 저명한 시상식으로 꼽힌다.

유수의 공식 석상은 그만큼 공동체가 한 뜻을 모아 연대하기 좋은 절호의 기회일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업계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이날 블랙 드레스 코드를 채택해 성폭력 퇴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뜻을 모았다.
 
지난 해 영화계 거물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 추문을 시작으로 미국 연예계·방송계 등은 산업을 불문하고 횡행했던 성폭력 정황에 몸살을 앓았다.
 
이에 미국에서는 성폭력 저항의 뜻을 담은 '미투(나도 당했다) 캠페인'을 시작했다. 애초 이캠페인의 주역인 할리우드 업계 종사자 여성 300여 명은 여성 단체 '타임스 업'(Time's Up)을 설립한 바 있다.

때문에 이날 취재진의 카메라에 담긴 스타들의 블랙 드레스·수트는 오래도록 고통 받아온 성폭력 피해자들의 투쟁을 표시하는 상징이었다. 특히 지금껏 자신의 브랜드네임을 활용해 여성 삶을 위해 힘 써 온 톱급 여배우들이 다수 참석한 것은 고무적이다.

메릴 스트립은 앞선 74회 골든글로브 공로상 수상자로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소수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는 이 용감한 여배우의 소신은 미국 전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효과를 발휘했다.

이밖에 올해엔 안젤리나 졸리, 엠마 왓슨, 제시카 차스테인, 옥타비아 스펜서, 니콜 키드먼 등 세계적인 커리어우먼들이 블랙 드레스 차림으로 포토라인에서 형형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들은 여성운동가, 시민운동가 등과 함께 나란히 선 채 사진을 남기며 역사에 기록될 의미 있는 한 장면을 탄생시켰다.
 
드라마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미셸 윌리엄스는 한 성평등여성단체 대표와 나란히 포토라인에 선 직후  "내 딸을 위험한 세상에서 스스로 보호하도록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는 절절한 심경을 표출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성폭력이 운 나쁜 극소수의 사례가 아닌 우리 모두의 보편적 고통임을 설파하는 대목이었다.

블랙 의상으로 수 놓인 올해의 골든글로브는 소수자들의 고통을 살필 줄 아는 공감 능력, 그 중요성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 또한 그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공동체가 연대하는 방식에 관한 모범례로도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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